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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르노 필랑트 'SUV의 틀ㆍ하이브리드'의 한계를 깬 새로운 정석

오토헤럴드 | 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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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필랑트 (김흥식 기자)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르노코리아가 선보인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FILANTE)’는 단순한 신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르노코리아가 추진하는 글로벌 전략 ‘인터내셔널 게임 플랜 2027’의 핵심 모델로 한국을 중심으로 한 개발·생산 체계의 결과물이다.


필랑트를 통해 향후 르노그룹의 브랜드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모델이다.


차명 필랑트는 1956년 보네빌 소금사막에서 지상 최고속 기록을 세웠던 에투알 필랑트에서 유래했다. 속도와 혁신을 상징했던 역사적 모델의 의미를 계승하면서, 현대적인 디자인과 기술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SUV의 틀을 벗어난 ‘조형물’




르노 필랑트 (김흥식 기자)

르노 필랑트 (김흥식 기자)


필랑트의 외관은 전통적인 SUV의 문법에서 벗어나 있다. 차체는 하나의 덩어리처럼 매끈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불필요한 장식 요소를 줄이고 면과 비율, 그리고 빛의 표현으로 고급감을 끌어낸다. 









전면부는 입체적인 로고와 라이팅이 레이어 구조를 이루며 깊이감을 형성하고 측면은 루프라인이 자연스럽게 후방으로 떨어지면서 쿠페에 가까운 실루엣을 완성한다.


후면부는 공기역학적 설계가 집중된 영역으로 경사진 리어 윈도우와 스포일러 구조를 통해 시각적인 속도감까지 구현한다. 이러한 구성은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공력 효율까지 고려된 설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동 수단에서 ‘디지털 공간’으로




르노 필랑트 (김흥식 기자)

르노 필랑트 (김흥식 기자)


실내에 들어서면 필랑트의 성격은 더욱 분명해진다. 단순히 운전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프리미엄 테크 라운지’라는 개념이 실제로 구현된 형태다. 2820mm의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확보된 넉넉한 공간과 1.1㎡ 크기의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는 경쟁차 가운데 가장 탁 트인 개방감으로 장거리 주행에서도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디지털 환경이다. 세 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openR 파노라마 스크린은 단순한 대형 화면을 넘어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구동할 수 있고 화면 간 이동도 자유롭다.


여기에 5G 기반 커넥티비티를 통해 OTT, 웹 브라우저,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어 차량 내부는 하나의 디지털 공간으로 확장한다. AI 음성비서 ‘에이닷 오토’는 운전자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차량 기능을 제어할 뿐 아니라 주행 패턴을 학습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효율과 성능의 균형 ‘완성형 하이브리드’




르노 필랑트 (김흥식 기자)

르노 필랑트 (김흥식 기자)


파워트레인은 필랑트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1.5리터 터보 엔진과 듀얼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E-Tech 시스템은 약 250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발휘한다. 밀러 사이클 기반 엔진과 고압 직분사 시스템, 그리고 두 개의 전기 모터가 결합되면서 효율성과 성능을 동시에 확보했다.


또한 1.64kWh 용량의 배터리를 통해 도심 주행 시 최대 75%까지 전기 모드로 주행이 가능해 정숙성과 연비 효율을 모두 만족시킨다. 시승차의 연비는 험하게 몰아도 15km/L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전용 멀티모드 오토 기어박스가 더해지면서 주행 감각은 한층 부드러워진다. 변속 과정에서의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동력이 이어지고 전기 모드와 엔진 모드 간 전환 역시 매끄럽게 이루어진다.




부드러움과 안정성의 공존




르노 필랑트 (김흥식 기자)

르노 필랑트 (김흥식 기자)


주행 성능은 승차감과 안정성의 균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파수 감응형 댐퍼는 노면 상태에 따라 감쇠력을 실시간으로 조절해 저속에서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고속에서는 안정적인 차체 거동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더해지면서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도 일관된 안정감을 유지한다.


정숙성 또한 인상적인 부분이다. 전 트림에 적용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시스템과 이중 접합 차음 유리, 강화된 흡차음 설계는 외부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실내를 조용하고 안정된 환경으로 유지한다. 결과적으로 장시간 주행에서도 피로도가 낮은 특성을 보여준다.




‘개입’이 아닌 능숙하고 일관된 ‘보조’




르노 필랑트 (김흥식 기자)

르노 필랑트 (김흥식 기자)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레벨 2 수준의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최대 34개의 ADAS가 적용된다. 차로 유지 보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긴급 제동 보조 등 기본 기능은 물론 교차 상황이나 돌발 위험에서도 차량이 능동적으로 대응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개입이 과도하지 않다는 데 있다.


시스템은 운전자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보조하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어 실제 주행에서의 부담을 크게 줄여 줬다. 




필랑트, 르노의 새로운 기준 제시




르노 필랑트 (김흥식 기자)

르노 필랑트 (김흥식 기자)


종합하면 필랑트는 디자인, 디지털 경험, 파워트레인, 주행 감각 등 모든 요소에서 균형을 맞춘 모델이다. 특히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차 안에서의 경험’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기존 르노 모델과는 분명한 차별성을 보인다.


이 모델은 단순히 새로운 라인업 추가가 아니라 르노가 앞으로 지향할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출발점에 가깝다. 완성도 높은 설계와 세심한 디테일을 통해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을 명확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시장에서의 역할 또한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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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헤럴드 편집장으로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30년 이상 경력의 자동차 전문 저널리스트로서 국내외 자동차 산업 전반을 폭넓고 깊이 있게 취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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