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 PV5 오픈베드와 WAV '싣고 태우고, 슬기로운 활용법'
오토헤럴드 | 202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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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PV5 WAV(사진 앞)와 오픈 베드(사진 뒤). PV5를 기반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했다. (기아 제공)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기아가 평택 PBV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선보인 PV5 오픈베드와 PV5 WAV는 같은 플랫폼에서 출발했지만 지향점은 달랐다. PV5 오픈베드는 일하는 사람의 동선을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에 집중했고 PV5 WAV는 이동 약자의 탑승 경험을 얼마나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바꿀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상용차가 단순히 짐을 싣고 사람을 태우는 수단으로 봤다면 목적기반형 PV5를 기반으로 한 PV5 오픈베드와 WAV는 사용 목적에 따라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한 최적화 작업을 통해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PV5 오픈베드, 안전하고 똑똑한 업무 플랫폼

PV5 오픈베드. 측면과 후면 데크 게이트에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가볍고 부식에 강하도록 했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PV5 오픈베드는 적재함 구성에서 기존 소형 상용차와 결이 달랐다. 눈에 띄는 건 현장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작업 환경을 고려해 측면과 후면에 스텝을 촘촘하게 배치한 점이다. 여기에 리어 데크 게이트 안쪽에는 접이식 보조 스텝까지 마련해 적재함 문이 열려 있든 닫혀 있든 작업자가 보다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세부 장치도 꽤 치밀하다. PV5 오픈베드에는 ‘원터치 타입 히든 데크 게이트 잠금 레버’를 적용해 조작 편의성을 높였고 레버 걸이의 녹 발생까지 고려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이지만 매일 반복해서 쓰는 상용차일수록 이런 디테일은 체감 품질을 좌우하는 요소다.
측면·후면 데크 게이트는 아노다이징 공법을 적용한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해 가볍고 부식에 강하도록 만들었다. 힘을 덜 들이고도 여닫기 쉽고 장기간 사용에도 초기 내구성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들이 엿보인다.

PV5 오픈베드는 측면과 후면에 스텝을 촘촘하게 배치해 작업 편의성을 높였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상용차의 경쟁력이 단순 적재량에만 있지 않고 실제 작업 동선의 효율에 있다는 점을 정확히 짚은 구성이다. 트럭이라는 구조적 특성에도 승차감은 일반적인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방지턱을 지날 때도 후미의 충격이 거의 전달되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더 인상적인 부분은 안전·편의 사양이다. PV5 오픈베드에는 7에어백을 비롯해 전방 충돌 방지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2, 고속도로 주행 보조,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등이 기본 적용된다.
여기에 12.9인치 PBV 전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서라운드 뷰 모니터, 실내·외 V2L, 디지털 키 2 터치, 100W C타입 충전 포트까지 갖췄다. 예전 상용차가 그저 ‘일하는 차’였다면 PV5 오픈베드는 이제 상용차도 안전하고 똑똑한 업무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기아의 생각을 보여준다.
판매 가격은 베이직 스탠다드 4345만 원, 베이직 롱레인지 4615만 원, 플러스 스탠다드 4695만 원, 플러스 롱레인지 4965만 원이며, 서울시 기준 보조금 적용 시 베이직 스탠다드는 약 2995만 원 수준이다.
PV5 WAV, 일반 승객과 동등한 이동 편의

PV5WAV. 개구폭 775mm의 측면 슬라이딩 도어로 휠체어가 타고 내릴 수 있는 안전한 구조를 갖고 있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PV5 WAV는 전혀 다른 의미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차의 핵심은 휠체어 이용자의 탑승 동선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기존 교통약자용 특장차 상당수는 후면 승하차 구조를 택해 상황에 따라 휠체어 이용자가 인도에서 차도로 내려와야 하는 불편 그리고 시선이 있었다.
반면, PV5 WAV는 개구폭 775mm의 측면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인도 쪽에서 바로 승하차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동 약자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위험을 줄이고 불안을 덜어주는 합리적 구조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측면 도어가 열리면 바닥 아래 숨겨진 ‘수동식 인플로어 2단 슬로프’가 펼쳐진다. 이 슬로프는 탑승 환경에 따라 1단 또는 2단으로 길이를 조절할 수 있고, 최대 하중은 300kg, 유효폭은 740mm로 수동식과 전동식 휠체어 모두 사용 가능하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실내 바닥 아래로 깔끔하게 수납돼 별도의 적재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장착과 탈착의 번거로움을 줄이면서도 실내 활용성을 유지한 점이 인상적이다.

직접 체험한 휠체어 2열 시승 체험에서도 고정력이 견고해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실내 구성 역시 세심하다. 2열은 6:4 쿠션 팁업 시트 구조로 설계돼 휠체어 이용자와 동승자가 함께 이동할 수 있다. 우측 시트를 접어 휠체어 공간을 확보하고 좌측에는 보호자나 가족, 동행인이 나란히 앉을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휠체어 탑승 체험도 했다. 좌우 공간이 넓어 다소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시승 중 휠체어 고정력이 워낙 견고해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슬라이딩 도어도 직접 조작이 가능했고 실내 마이크를 통해 운전자와 직접 소통할 수 있게 한 점도 좋은 구성이다.
여기에 뒷좌석 전용 매뉴얼 에어컨과 C타입 USB 단자를 기본 적용했고, 휠체어 전·후방 고정 장치와 휠체어 승객용 3점식 안전벨트까지 마련했다. 단순히 ‘탑승이 가능하다’에 그치지 않고, 일반 승객과 동등한 수준의 이동 편의와 안전을 제공하려 한 흔적이다. 판매 가격은 세제 혜택 후 기준 5110만 원, 서울시 기준 보조금 적용 시 약 4268만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PV5의 슬기로운 활용법을 보여준 사례

기아 PV5 오픈 베드. (기아 제공)

기아 PV5 WAV. (기아 제공)
이날 만난 두 대의 PV5는 PBV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압축해서 보여줬다. 오픈베드는 상용차가 더 이상 투박한 운송 수단에 머물지 않고 사용자의 업무 효율과 안전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줬다.
WAV는 이동 약자를 위한 모빌리티가 시혜적 접근이 아니라 당연한 이동권의 관점에서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기아가 평택에서 보여준 것은 단지 새로운 차가 아니라 목적에 따라 자동차의 구조와 철학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꽤 설득력 있는 답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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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헤럴드 편집장으로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30년 이상 경력의 자동차 전문 저널리스트로서 국내외 자동차 산업 전반을 폭넓고 깊이 있게 취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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